새 학기를 맞은 지 한 달 남짓이다. 새 신을 신으면 적응하는 동안 발뒤꿈치가 까지기도 하고 물집이 잡히기도 하는 것처럼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든 학생도 있을 것이다. 하지만 새로이 마주치는 것에 대해 긴장하는 건 학생만이 아니다. 유은정 좋은클리닉 원장은 새 학기 증후군의 주체는 학생이 아닌 엄마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.
“아이가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엄마도 똑같아요. 학부모도 새 학기에는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처럼 온 신경을 곤두세우죠. 아이가 전에 안 하던 행동을 하진 않을까 초조해하고, 급우들과 어울리지 못할까, 행여 내 아이에 대한 나쁜 이야기가 돌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요.”
엄마가 겪는 새 학기 우울증은 자녀의 학교생활을 염려하는 마음 외에 새로운 인간관계에서도 비롯될 수 있다. ‘사람’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센 외부 자극이다. 처음 만나는 담임선생님에 대한 부담감, 다른 엄마들과의 정보 교환 중에 생기는 스트레스, 이를테면 남의 아이와 비교하거나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도 상당하다.
실제로 한 학부모 인터넷 카페에서 한 조사를 보면 학부모의 70% 이상이 자녀의 새 학기를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. 자녀의 친구 관계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았고 새로운 선생님과의 관계, 등·하교 및 학원 스케줄 관리 등이 뒤를 이었다. 새 학기에는 엄마들에게 새로운 스트레스를 알리는 ‘알람’이 울릴 수 있음을 기억하자.